제6회 서울레코드페어

LP 2016.06.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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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을 모으는 사람에게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이 유일무이한 행사는 항상 설렘을 준다. 어떤 레코드로 가득차 있을지, 한정판은 놓치지 않고 제대로 구매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을 담은채 출발한다. 솔직히 이번 한정판 목록 중 사고싶어 안달난 앨범들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놓치지 않고 샀던 언니네이발관의 <꿈의 팝송> 앨범이 예상했던 대로 거기에 있었고 왜인지 그것만큼은 꼭 사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노이즈가든의 2집 <But Not Least> 도 끌리기는 하는데 2집보다는 1집을 더 좋아하는지라 잠시 보류했다. 추후에 인터넷 쇼핑몰 같은 곳에 재고가 남아있다면 사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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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45분 경이면 정말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한정판 대기번호표를 뽑으니 무려 249번이다. 그래도 700장 한정인 언니네이발관의 앨범을 사기에는 충분한 번호표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마른 목을 달래기 위해 연신내쪽 사는 친구에게 이 주변에 카페가 있냐고 물었다. 카페는 좀 더 나가야 한다고 하고 맞은 편에 파리바게뜨는 있다고 하기에 그곳으로 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가는데 나처럼 레코드페어를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로 꽉찬 테이블 사이에서 어찌할까 망설이던 도중 어떤 친절하신 여성 두 분이 테이블을 분리해준 덕분에 별다른 문제없이 쉴 수 있었다. 쉬는 동안에는 코린 베일리 래의 신보 <The Heart Speaks In Whispers> 앨범을 들었다. 코린 베일리 래의 신보는 오래 기다린만큼 풍성한 트랙과 섬세한 감정표현과 편곡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만약 이번 레코드페어에서 이 앨범의 LP가 보인다면 꼭 사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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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0분이 다 되어갈 즈음에 일어나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사람들은 전보다 많아졌고 한정판 대기번호가 1번부터 30번까지 대기중이었다. 내 차례가 한참 멀었기에 야외에 있는 판매부스를 돌아다녔다. 김밥레코즈 줄에는 무언가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섰다. 하지만 오늘 내가 여기 온 목적이 근래 발매된 앨범을 구매하는 일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상태 좋은 앨범을 찾는 일이었기에 지나쳐갔다. 김밥레코즈 부스의 우측에 위치한 부스는 앨범들이 많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두장 정도는 괜찮은 앨범들이 있지 않을까싶어 레코드를 뒤적였다. 신디 로퍼의 대표적 명반 <She's So Unusual> 이 2천원에 팔고 있었다. 그리고 비틀즈의 전성기 라이브 실황이 담긴 <The Beatles at the Hollywood Bowl> 앨범도 발견했다. 레코드 상태도 괜찮았던지라 별다른 망설임없이 구매하였다.


한정판 대기번호는 좀처럼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아 실내부스로 이동했다. 실내부스에는 정말 많은 앨범들이 있었다. 팝부터 시작해서 가요, 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이 분포되어 있었다. 1년에 한 번 있는 일인데다가 바이닐을 구매한지가 꽤나 오래되었기에 손이 가는대로 사다시피 했다. 특히 라이센스 LP를 4장에 만원씩 파는 코너는 정말 여유가 있었더라면 더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낙서가 되어있거나 상태가 좋지못한 바이닐들도 대다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바이닐을 취급하는 곳은 대부분 점검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방이 되어있기에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은 사전에 거르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거르고 거른 끝에 선택받은 4장의 앨범들은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명반 <Brothers in Arms>, 듀란 듀란의 <Rio>, 휘트니 휴스턴의 메이저 데뷔작 <Whitney Houston>, 빌리 조엘의 <Storm Front> 이다. 고르는 동안 다이어 스트레이츠, 본 조비의 앨범들은 질릴 정도로 많이 있었다. 듀란 듀란의 앨범은 최근 <싱 스트리트> 를 감명깊게 보았기에 구매했다.


작년에도 참여했던 시트레코드는 알앤비나 소울, 펑크 계열을 즐겨듣는 리스너라면 크게 만족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45RPM 싱글들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그 주변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내게 45RPM은 후순위였기에 정규앨범 위주로 보았다. 앨범들을 뒤지던 도중 스티비 원더의 <Songs In The Key Of Life> 앨범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7천원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직원분이 흘끗 보더니 5천원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 바로 망설임없이 구매를 하였다. 한 장만 사기에는 뭔가 아쉬워 이리저리 뒤적이던 도중 자넷 잭슨의 <Rhythm Nation> 앨범이 5천원에 있길래 즉흥적으로 집어서 2장을 만 원에 샀다. 집에와서 정신을 차리고 확인한 결과 앨범 자켓이 찢어져 있었고 부클릿에 얼룩과 낙서가 있었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저렴한 가격의 LP는 복불복이다.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다행히도 재생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 외에는 잘 알지도 못하는 데이브 브루백의 앨범 한 장과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Raise!> 를 구매하였다. 뭐 듣보잡들도 아니고 다 검증된 뮤지션들의 앨범이니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그렇게 한바퀴를 쭉 돌고 나와 한정판 대기번호를 확인하는데 230번대까지 와 있었다. 이제 내 차례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더 구매를 했다가는 정말 미친듯이 살 것 같아 밖에서 대기를 했다. 원더걸스 팬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원더걸스의 신곡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 레코드페어에서 선공개된다고 들었었는데 아마 그것 때문인 것 같다. 라디오헤드의 신보 <A Moon Shaped Pool> 앨범도 유난히 많이 보였는데 구매욕구를 억누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마침내 내 번호가 다가오자 나는 <꿈의 팝송> 만을 체크하고 그것을 받은채 재빨리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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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총 11장의 앨범을 구매하였다. 한꺼번에 음반을 이렇게까지 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친구들은 내가 이렇게 음반을 모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음반을 모으는 일보다 생산적인 일들은 세상에 많이 있다. 예쁜 옷을 사거나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고 그 돈을 모아서 여행자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사실 요즘들어 음반을 수집하는 것이 일종의 관성화된 감도 없지않아 있다. 누가 왜 음반을 모으냐고 묻는다면 똑 부러지게 할 말은 없지만 그냥 이게 행복하고 내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기 때문이다. 매년 레코드페어에 글을 쓸 때마다 적었던 내용인 것 같기는 한데 내게는 다른 일보다도 훨씬 소중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예쁜 옷을 사거나 맛있는 것들을 먹는 것을 포기할지언정 이것은 포기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도 앨범을 살 것이고 내년 서울 레코드페어에도 참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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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액슬